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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치료사가 알려주는 말버릇 교정법

by 갈색립스 2025. 11. 18.

언어치료사 사진

아이의 말버릇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정서 발달과 사회성, 학습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언어치료사로서 실제 현장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보면, 말투나 표현 하나가 아이의 자존감과 행동 양상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언어치료 전문가의 입장에서 실제 사례 중심으로, 말버릇 교정에 도움이 되는 대화기술과 부모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안내드립니다.

사례로 보는 아이 말버릇

언어치료실을 찾는 부모님들 중 많은 분들이 “우리 아이가 자꾸 부정적인 말만 해요”, “화가 나면 욕을 해요”, “자기 말만 하려고 해요”라는 고민을 하십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 말버릇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언어 표현은 그 안에 감정, 환경, 발달 수준, 관계 경험이 모두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6세 남아 A군은 “이건 싫어!”, “나는 절대 안 해!”, “다 망했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처음엔 부모님께서 ‘고집이 세다’, ‘부정적이다’라고 생각하셨지만, 자세한 언어 평가와 면담을 통해 A군이 실패 경험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이전에 비판을 자주 받았던 경험이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말버릇 문제는 단순히 아이의 ‘버릇없음’이 아니라, 감정 표현의 방식일 수 있으며, 그 뿌리를 찾아야 진짜 해결이 가능합니다. 특히 언어 습관은 반복되는 환경에서 형성되므로, 가정 내 대화 방식, 부모의 말투, 감정을 다루는 방식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또한, 아이의 성격과 기질에 따라 말버릇이 다르게 형성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사회성이 뛰어나도 감정 표현이 미숙한 아이는 친구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고, 언어가 빠르더라도 공격적인 표현이 많으면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실제 언어치료 현장에서는 평가 도구뿐만 아니라 놀이 장면, 자유 대화, 부모와의 상호작용 등을 관찰하여 아이의 언어 사용 패턴을 정확하게 분석합니다. 아이의 말속에 숨어 있는 ‘의도’와 ‘감정’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말버릇 교정을 위한 대화기술

말버릇 교정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비난이 아닌 안내입니다. 아이가 부정적인 말을 했을 때, “그런 말 하지 마!”, “왜 또 그래?”라고 말하면 아이는 방어적으로 반응하거나, 더욱 거칠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다시 말해보기’, ‘감정 라벨링’, ‘대안 표현 제시’입니다. 다음은 아이에게 할 수 있는 대화기술입니다. 첫 번째, 다시 말해보기 : 아이의 부정적인 표현을 그대로 지적하기보다는, “이렇게 말해볼까?”라는 방식으로 새로운 표현을 함께 만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 - "너 때문에 망했어!”, 부모 -“지금 속상한 거구나. ‘내가 도와줘서 망쳤다고 느꼈어’라고 말해볼까?"라고 이야기해 봅니다. 두 번째, 감정라벨링 : 언어는 감정의 그릇입니다. 아이가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알지 못한 채 부정적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화가 났구나”, “지금 실망한 거야?”처럼 감정을 짚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훨씬 차분해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대안 표현 제시 : 아이에게 대안을 주는 방식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대신 어떤 말을 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예를 들어, “싫어!"는 “다음에 하고 싶어요”, “꺼져!"는 "혼자 있고 싶어요"로 바꾸어 말해 볼 수 있도록 합니다. 네 번째, 롤플레이 활용 : 실제 언어치료실에서는 인형극이나 역할극을 자주 사용합니다. 부모님도 집에서 간단한 상황극을 통해 “이럴 땐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를 연습하실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칭찬은 구체적으로 : 올바른 표현을 했을 때는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칭찬이 중요합니다. “좋은 말 했네!”보다는 “지금 ‘천천히 말해줘’라고 말해서 정말 멋졌어!”와 같이 어떤 점이 좋았는지를 짚어주면 아이가 그 표현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대화 기술은 단기간에 익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루에 단 한 문장이라도 아이의 표현을 긍정적으로 이끌어주려는 시도를 계속하다 보면, 언어 습관은 분명히 바뀌기 시작합니다.

부모의 역할

아이의 말버릇 교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부모입니다. 부모님의 말투, 감정 표현 방식, 아이를 대하는 태도 모두가 ‘무의식적인 언어 환경’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주 “그걸 왜 그렇게 했니?”, “그럴 줄 알았어” 같은 말을 하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말투를 학습하게 됩니다. 언어는 ‘모델링’입니다. 즉, 아이는 듣는 대로 말하고, 보고 배운 대로 표현하게 됩니다. 또한 감정 조절 역시 부모에게서 배웁니다. 부모가 짜증을 자주 내거나, 감정 폭발이 잦다면 아이도 그런 방식을 내면화하게 됩니다. 반대로, 부모가 감정을 말로 풀고,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 역시 감정과 언어를 연결 지을 수 있게 됩니다.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언어적 모델되기 : 아이 앞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정중하고 긍정적인지 점검해 보세요. 일상 속 짧은 표현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교육이 됩니다. 두 번째, 감정에 공감하기 : 아이의 감정에 먼저 반응해 주세요. “왜 그래?”보다는 “무슨 일이 있었어?”로 시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세 번째, 일관된 피드백 : 잘한 표현에는 반드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세요. 꾸짖음보다 더 큰 힘은 ‘지속적인 강화’입니다. 아이의 말버릇은 결국 가정 내 언어문화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부모가 변화를 먼저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입니다.

결론

아이의 말버릇을 바꾸는 것은 단순한 ‘말 교정’이 아닙니다. 감정, 관계, 표현력, 자존감까지 모두 연결된 중요한 발달 과정입니다. 언어치료사로서 경험한 수많은 사례를 통해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부모의 언어 태도가 변하면 아이도 반드시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오늘 아이에게 건네는 한 마디가 아이의 미래 언어 습관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말의 힘을 믿고, 사랑이 담긴 표현으로 변화의 첫걸음을 함께해 보시길 바랍니다.